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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3, 2011

후회의 종지부를 찍고 싶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하고 나서 한달 후에 퇴사를 했던 것이다.

5년이 다 돼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후회됨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 후회의 종지부를 찍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그때 당시를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합리화를 해보려고 한다.

당시의 퇴사 결정은 단 하루만에 해버렸던 것인가. 수습기간이 3개월이었는데 무엇이 급하다고 그리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것인가.

잘 생각해보니 퇴사 전 일주일동안 고민한 것이었다. 촉진제가 된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다.

기숙사에서 나와 한 방을 쓰던 형이 나에게 전공이 무어냐고 물었다. 내가 전자공학이라고 말하자 회사일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전공이라고 말하였다.

실제로 팹안에 들어가 보니 회사일은 전자보다는 기계에 가까웠다. 같이 입사한 동료 중에는 통계학을 전공한 사람도 있었던 것을 보면 비전공자들이 대거 채용이 된 듯하였다.

라인 투어를 하는 일주일동안 퇴사를 종용했던 장비기술부장님의 언사가 여러번 있었다. 자기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 나는 내 전공과 별로 관계없으니 나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보다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 좀 더 참고 해보자는 생각을 퇴사 전날 했었다.

부장님께 다시 해보겠다는 메일도 보내고 퇴사의 방침을 철회한채 다음날 출근을 하였다. 아침 조회를 마치고 팹 안으로 들어가야 될 순간이었다.  그 순간만 잘 넘어갔다면 일주일은 더 다녔을 것이다. 그 순간에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서 부장님께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장님 앞에 다가섰는데 부장님께서는 내 말을 들어보지도 않으시고 짜쯩을 내시며 인사부에 인터폰을 하시었다.

난 깜짝 놀랐지만 인사부 대리님 앞에 불려가서는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여 그대로 퇴사해 버리게 되었다. 다음날부터 무진장 후회를 했고 부장님이 조금은 야속했다. 내 마음이 너무도 여린 것이 너무 화가 났고 의지박약에 실망이 컷다.

그 이후로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몸은 날로 쇠약해져 갔다. 급기야 새로 들어갔던 유니모테크놀로지라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일년만에 넉다운이 되버렸다. 몸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버린 것이다.

유니모테크놀로지 퇴사 후 일년간 백수생활을 하였다. 가까스로 몸이 나아진 후 예전에 일했던 특례업체인 신성디지탈에 재입사를 하였다.

몸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달간은 여기서도 버티지 못하면 나는 끝장난다는 생각으로 일하였다.

7개월 후 업무를 다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고 회사 내의 인간관계가 어느 정도 정립이 되고 나서야 나는 완벽히 신성맨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 자체는 전공과 관련이 있고 전자회로도면를 보면서 회로도를 연구할 시간도 있다. 다만 연봉이 적어서 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3년차인데 해가 갈수록 친구들과 연봉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남들은 결혼해서 애도 낳는데 나는 전세집 구할 돈도 모으지 못했다. 경조사비조차 아까워하는 사태까지 흘러갔다.

대학 졸업전까지만 해도 경조사비를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인생이 잘 풀린다면 지출에서 경조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작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졸업 후 인생은 꼬이기 시작해 결국 여기까지 왔다. 일을 할수록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만성적인 우울감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다. 이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과거의 후회를 털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더이상 자신을 탓하지 말고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나의 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즉 내가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단계를 해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원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것이 첫번째 단계, 휴학 후 신성디지탈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한 것이 두번째 단계, 복학 후 졸업을 한 것이 세번째 단계, 주성과 유니모를 전전하다가 신성에 안착한 것이 마지막 단계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 인생은 꼬인 것이 아니라 잘 풀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다.

2 comments:

Anonymous said...

날씨 추운데 건강 잘 챙겨. - 세창 -

Wesely Shon said...

고맙다 세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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